최근, UX 디자이너 사이에서는 “그로스 해킹”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아니,  이미 유행이 지나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쩌면 당연한 말이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찾고, 그 불편을 해소하여 성장을 견인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그 이용 자체가 우리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도록 과정에 개입하죠. 그런데 이렇게 성장growth을 유도하는 과정 자체가 서비스를 “해킹”하는 행위와 유사하다 하여 이를 그로스 해킹 Growth Hacking이라 부릅니다.

사실, 그로스해킹은 마케팅과 매우 유사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마케팅 관점에서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죠. 마케팅 과정을 간단히 살펴볼까요?

  • 우리와 경쟁사의 상품을 분석
  • 상품에 맞는 고객 니즈와 시장 발견
  • 우리의 상품이 더 잘 드러나도록 위치 선정
  • 판매 현황과 고객 반응 분석
  • 마케팅 방향의 지속적 수정

많이 익숙한 순서죠? 네, 바로 애자일 방법론입니다. 저희는 이 관점에 따라 자사의 마케팅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 저희는 디자인 전문기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처음 설립된 1997년과는 달리, 현재는 GUI/UX 전문기업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많은 디자인 에이전시 사이에서, (검색엔진 기준으로 보면) 메츠는 크게 드러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GUI/UX 제작이라는 핵심 서비스 자체를 변경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 상품을 변경할 수 없다면, 고객이 찾아오는 길을 넓히자.
  • 그리고 우리 홈페이지 내에서 더 오래 머물도록 만들자.
  • 가능하면 우리 게시물을 공유도 쉽게 만들어주자.

이러한 생각에서 진행한 마케팅이 바로 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였습니다.

 

 

마케팅

 

마케팅과 그로스해킹은 본질상 동일합니다.

마케팅이 다루는 주요 분야는 바로 시장에서의 상품 분석입니다. 상품을 둘러싼 의미를 분석하고, 시장 안에서 위치를 파악하며, 적절한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일이죠. 그로스해킹은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에 맞춘 제품 설계를 포함합니다. 단지 제품 자체에 대한 설계를 넘어,  거기에 사용성 분석을 더하면, 그로스해킹이라는 마케팅 기법이 되는 셈이죠. 결국, 그로스해킹은 기존 마케팅 방법론에 UX 디자인을 더한 형태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마케팅 과정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사 제품 분석
  • 고객 니즈와 비교
  • 그에 맞춰 현재 제품의 방향을 수정
  • 고객이 알지 못하는 니즈를 발견
  •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고 니즈를 구성
  • 고객 만족 극대화

의 과정입니다. 그로스해킹은 여기에 포인트 하나를 더합니다.

고객이 스스로 우리 제품을 알리게 하라

보통 그로스해킹을 말하는 사람들은 이 지점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비스 안에 공유버튼을 달고, SNS를 통한 소셜 마케팅을 진행하며, “게시물 공유하면 선물을 드려요!”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그대로 따라하기엔 무언가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홈페이지를 알리는 일에 광고비를 집행하기도 쉽지 않았죠. 게다가, 저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그로스해킹을 보고싶었습니다.

바로, 지속적 개선입니다.

  • 빠른 적용
  • 불편한 지점 수정 또는 철회
  • 끊임없는 개선
  • 반복

즉, 가설을 설정하여 빠르게 적용해보고, 성공한 부분만 취하여 상품 전체를 개선하는 방식입니다. 그로스해킹에서는 이 과정을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저희는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존재했는데, 이 프로젝트에 적용하기 전 POC를 진행하기 위해 메츠 홈페이지에 SEO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SEO 진행과정

 

이 부분은 웹 개발과 관련이 크고, 큰 개념 한두개가 아니라 작은 개선 여럿이 모인 형태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따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대략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현황 분석
  2. SEO 적용
  3. 성과 분석

참 쉽죠?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빠졌습니다. 바로, 반복입니다. 반복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반복하고 있는데요, 사실 정말로 반복이 중요하기에 반복합니다. 혁신이든 개선이든 그 어떤 일도 단 한 번의 반짝임으로 끝나지 않아요. 끝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통해 공들여 탑을 쌓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위에 나열한 3단계 과정은 순서대로 이루어졌지만, 동시에 이루어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순서대로 할 수 있으면 그건 애자일이 아니죠 아무렴)

 

현황 분석

 

현재 홈페이지의 상태를 분석하고, 개선해야 할 지점을 찾은 뒤,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을 우선 작업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웹마스터와 애널리틱스 설치를 제외하면) 개발 관련 지식이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한 마케팅 역량이 더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죠.

  • 웹마스터/애널리틱스 등록 후 데이터 취합
  • 마케팅 진행 시 비용편익 분석
  • 웹페이지 내 사용성 개선
  • 콘텐츠 자체에 대해 UX 관점에서 분석 후 개선
  • 추가 콘텐츠 확충

 

SEO 적용

 

이 단계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됩니다.

  • 검색결과 내 중복페이지 제거 및 유사 URL 통합
  • SSL 등록 및 유입 경로 개선
  • 오픈그래프/메타태그 작업
  • 사이트맵, RSS, 로봇(robots.txt) 설정
  • 웹마스터 색인 요청

여기까지 진행하면, SEO 작업 중 대부분이 완료됩니다.

 

성과 분석

 

SEO 작업이 충분히 진행됐음을 확인해야합니다. 단순히 “어떤 키워드로 검색하니 우리 홈페이지가 몇 번째에 표시된다”를 보고 만족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과 발행 과정에 이해관계자 전원이 참여하고, 상품(및 서비스)의 생산 방향 자체가 그로스해킹 관점에서 진행되고있는지 확인하라는 뜻입니다. 다만 이는 이상향일 뿐이니, 먼저 SEO 작업 자체가 올바르게 진행됐는지 확인해봅시다.

메츠 홈페이지에 대해 2달 간 진행한 SEO 작업 성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사용 편의성 등 웹표준 오류 50여 건 -> 0건 (구글 웹마스터)
  • 평균 게제 순위 100위 -> 10위 (구글 애널리틱스)
  • 웹표준 하위 20% -> 상위 4% (네이버 웹마스터)
  • 검색엔진 노출 월 20회 -> 2천 회 (네이버 애널리틱스)

그 외에도 퍼널funnel 단계가 증가하여 핵심 화면인 연락처 페이지 유입이 증가한 건이나, 모든 페이지에 고르게 유입이 증가하여 콘텐츠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모두 좋은 콘텐츠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한계 및 제언

 

SEO 작업은, 웹개발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상태라면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급한 프로젝트가 없는 여유기간에 사이드 프로젝트 개념으로 접근할 수도 있죠. 다만, 이 과정에서 느낀 아쉬움이 있습니다.

  • 우리도 개발자가 있었으면, 우리도 개발자만 있으면
    당시에는 회사 내에 개발자가 없던 시기였어서, 쓸데없이 먼 길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종종 하루치 작업을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이유로 폐기해야 할 때도 있었죠. 게다가 원래는 RESTful URL, Google AMP 적용처럼 난해한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관리자페이지 내에서 콘텐츠 임시저장 기능을 추가하거나, 오픈그래프 링크 자동삽입 같은 기능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 마케팅 인력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어찌어찌 되네요
    의외시겠지만 가능은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콘텐츠는 우리가 잘 안다는 확신을 가지고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인력이 따로 있다면 상품과 서비스를 분석하고 시장 상황을 판단해서 최선의 방법론을 제안할 수 있었겠죠. 그리고 저희가 진행한 SEO 작업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대규모 홍보가 아니라, 홈페이지를 잘 알린다라는 작고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 하지만 홈페이지는 새로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은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해서 다행입니다만, 당시(2018년)에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2013년에 릴리즈되고 2016년에 지원이 종료된 php 5.5를 사용해서, (보안을 포함한)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일은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최신 프로그래밍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콘텐츠 제작과 발행이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SEO 작업을 진행했던 웹페이지 소스코드는, 현재 새로운 소스코드로 완전히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존 코드와 콘텐츠는 모두 회사 내부 서버에만 존재합니다. 소스코드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그 과정은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검색엔진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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