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설문지 답변, 온라인에서의 상품주문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여러 개의 항목에 정보를 입력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곤 합니다.

각각의 정보는 독립적이며,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일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며, 서비스 제공 직전에 사용자가 이탈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과정을 진행하는 스트레스보다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면, 사용자는 어떻게든 프로세스를 완료합니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사용자의 니즈에 강력하게 어필하는 럭셔리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있더라도 회원가입 이전에는 본격적인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노출(Progressive Disclosure)”이라는 기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계적 노출이란, 긴 프로세스를 몇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삼모사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생각하면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리의 뇌는 매 초 400억 개 정도의 정보 조각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이 중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는 40여 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복잡하거나, 다수의 정보를 처리하려 하면 우리의 뇌에는 부하가 걸리고, 정보처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반대로 긴 프로세스를 우리의 뇌가 인지하기에 부담 없는 크기로 나누고 단계별로 진행하면, 우리의 뇌는 이를 독립된 태스크로 받아들입니다. 정보처리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죠. 이러한 단계별 태스크 분할을 통해 큰 성과를 얻기도 합니다.

그 예로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 후원 페이지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당시 오바마 후보의 후원금 결제 페이지입니다.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구성이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UI입니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시기에, 오바마 진영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해 후원금을 모집했습니다. 웹사이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접속했죠.
하지만 그 중 다수의 사람들이 결제 도중에 이탈합니다.

캠페인 관계자들은 웹사이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사용자가 너무 많은 빈칸을 채우다가 지쳐서, 결제를 중단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웹사이트와 함께 결제 페이지를 리뉴얼합니다.

1. 결제 단계를 나누고,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합니다.
2. 중앙에는 한 번에 인지할 수 있는 정보만을 기입하도록 합니다.
3. 상단에는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피드백을 줍니다.

입력하는 항목의 수는 변화가 없이, 단계별로 내용을 기입하도록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사용성은 훌륭하게 개선됐습니다.

이렇게, 오바마 후보는 온라인 후원 역사상 기록적인 모금액을 달성합니다.

 

UI/UX 디자인을 “스트레스 디자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용자가 너무 지루해 하지 않게, 그렇다고 머리 아프지도 않게 적절한 흥미를 유지하도록 정보를 디자인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뇌에 걸리는 부담을 “인지부하”라고 하며, 교육심리학자 John Sweller가 이론화합니다.
인지구조가 보유한 자원의 총량보다 과제 해결에 필요한 인지자원이 클 경우, 인지 과부화가 발생한다는 내용입니다.

인지부하 이론은 교육학에서 인간의 학습 능력과 관련하여 많이 인용됩니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정해져 있고, 이를 넘어서면 뇌에 과부화가 발생하여 스트레스가 됩니다.
한 번에 교과서 한 권을 다 끝내는 것보다, 단원 별로 나누어 습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UI를 디자인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뇌의 인지부하를 고려하여 정보를 적절하게 분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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